해빗팩토리는 쉽고 편한 보험관리 서비스 ‘시그널플래너’를 운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인슈어테크 회사입니다. 그런데 혹시 첫 서비스는 시그널플래너가 아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016년 1월 창립 당시 해빗팩토리는 고객들의 합리적인 소비를 도와주는 소비 코칭 앱 ‘시그널가계부’로 비즈니스를 시작했습니다.
데이터 분석과 정리에 자신 있었던 저희는 이 능력을 활용할, 다른 영역을 고민했습니다. 그때 보험 영역에 활용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당시 창립멤버 4명이 대기업 보험사 출신이었기에 보험 영역에 익숙했고, 고객들이 보험을 매우 어려워하는 점과 수익성이 좋은 상품을 골라 고객에게 추천하는 관행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점 등 보험 시장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계부와 보험의 유사성, ‘보기 쉽게 잘 정리하는 것’
가계부와 보험이 매우 다른 영역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유사성이 크기도 합니다. 보험과 가계부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핵심 역량은 ‘고객의 금융데이터를 보기 쉽게 잘 정리해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계부로 복잡한 결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었던 해빗팩토리에게 보험은 충분히 도전할 만한 주제였습니다.
앱스토어 고객 평점 4.9라는 놀라운 점수를 기록하고 있는 시그널플래너는 처음부터 일반 고객용 앱은 아니었습니다. 고객의 보험을 한곳에서 확인하고, 편리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보험설계사 대상’ 서비스였습니다. 설계사분들이 남겨준 리뷰들의 공통점은 보장분석 관련 앱을 모두 사용해 봤지만, 분석 요약 자료가 가장 잘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시그널플래너를 사용했던 보험사 FC들의 보험 판매 성과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저희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19년에 고객용 앱을 만들게 됩니다. 우선 고객용 앱에 상담 신청 버튼을 달아서 카카오톡 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축해 봤습니다. ‘과연 사람들이 바로 카카오톡 상담하기를 신청할까?’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실제 상담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점검 신청부터 설계사 연동, 카카오톡 상담까지 프로세스가 유연하게 운영되는 걸 보면서 ‘우와, 이게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평소에 공동대표 윤호님은 “고객 반응이 하나도 없다면 어렵겠지만, 조금이라도 반응이 있다면 도전할 만하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이때의 경험으로 생긴 확신 때문 아닐까요?
상담을 해보면서 느낀 건 ‘보험은 저희가 해야 할 일이 명확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테스트 결과, 예상보다 더 잘 되기도 했고, 소명의식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라 더 오래,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고객만을 위한 보험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피벗(원래 유지해오던 비즈니스 모델이나 경영 전략의 방향을 틀어서 제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창조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객 중심 보험의 필수 요소, 정규직 설계사
신규 보험 가입에 대한 고객분들의 니즈를 해결하고자, 곧이어 2020년에는 자회사 GA (법인보험대리점 : 다양한 회사의 보험을 비교해서 판매하는 회사) 시그널파이낸셜랩을 설립했습니다. 일반적인 보험 영업 조직과는 다르게 정규직 설계사를 채용했는데요, 위촉직 설계사와 정규직 설계사의 차이는 안정적인 급여 수령 여부입니다.
보험 판매 실적에 따라 급여를 받는 관행을 벗어나야만 설계사 개인의 이익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의 보험’이 완성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판매 실적이 생계로 이어지는 위촉직 설계사는 고객 중심의 판매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수수료가 더 많이 나오는 보험을 더 많이 팔지 고민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물론, 위촉직 설계사 분들 중에 고객 중심으로 정직하게 안내해주신 분들도 많습니다.)
저희는 정규직 설계사 시스템이기 때문에 잘 가입되어 있으면 ‘잘 가입되어 있으시네요. 유지하시면 됩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철저히 고객에게 좋은 선택을 안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진행하기 때문에 앱스토어 평점 4.9~5.0(5.0 만점 기준)이라는, 믿을 수 없는 평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해빗팩토리가 미국 현지 은행이 시도하지 못한 일을 해내다
한국을 넘어, 올해 1월에는 미국 법인 ‘해빗팩토리USA’를 설립했습니다. 설립 후 3개월 만에 Loaning.ai (로닝에이아이)라는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왜 한국에서 보험 하던 회사가 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 비즈니스를 하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놀랍게도 미국 주택담보대출 시장과 한국 보험 시장은 상당히 닮아있습니다.
가장 큰 유사점은 정보비대칭성으로 인해 고객이 중간 브로커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고객의 이익보다는 회사와 브로커의 이익에 따라 진행되는 경향이 높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대출을 받으려면 전화나 대면 상담을 하게 됨으로써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심지어 미국에서는 대출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데에만 3~5일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공동대표 동익님은 한국에서 며칠이 걸렸던 고객 증권 확인 및 보장 분석을 1분 내로 단축한 경험을 떠올리면서, 미국 시장에서도 고객이 빠르게 주택담보대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미국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가볍게 생각할 수는 없었지만, 사용하기 편리한 금융 서비스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움직였습니다.
Loaning.ai는 가장 먼저 최선의 주택담보대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한 데이터 표준화 및 분류 처리 자동화를 진행했습니다.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던 모기지 대출 중개업무를 디지털화한 결과, 기존에 3~5일나 걸렸던 대출 가능 여부 확인이 1분 이내에 가능해졌습니다.
현지 시장 조사 당시, 미국에는 ‘대출 진행 수수료 무료 마케팅’이 일반화되어 있었습니다. 당연히 고객은 수수료가 무료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초기에 필요한 1회성 수수료 비용만 줄였을 뿐이고, 금리 자체가 높아집니다.
30년 대출 기간 동안 발생하는 총 이자를 계산해 보면 몇백, 몇천 달러를 절약하려다 수만 달러를 더 내게 되는 상황을 만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대출 수수료 계산기를 만들었습니다. 실제 부담하게 되는 총 이자가 얼마나 차이가 발생하는지 알려줌으로써 고객은 대출 수수료 유. 무료에 따른 총비용을 비교하여 최선의 금융 상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실시간으로 정확한 금리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대출 금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개인 정보를 제공해야 했고, 대출 담당자도 시스템에 일일이 고객 정보를 입력하고 금리를 확인해야 했기에 단순 확인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희는 최근 실시간 모기지 금리 조회 기능을 개발해, 이용자가 본인 상황에 맞는 금리 수준부터 수수료, 총 이용 비용 등을 직접 10초 만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모든 일이 딱 10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 어렵지 않으신가요? 고객의 주택담보대출 이용 경험 자체를 혁신한 것은 저희 스스로도 매우 자랑스러워하는 성과입니다.
혁신의 필수 요소, 문제 인식 능력과 기술력
7년 동안 해빗팩토리가 걸어온 발자국을 돌이켜보면 저희는 ‘문제 인식 능력’이 뛰어나다는 강점이 있었습니다. 또한 이게 왜 해결되어야 하는지, 해결된다면 어떤 세상이 올지 상상하면서 빠르게 움직이는 ‘실천력’도 있었습니다. 가능한 부분이라면 모두 기술과 데이터로 디지털화하여, 편리하게 바꿀 수 있었기에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해빗팩토리의 첫 시작은 가계부였지만, 가계부 앱으로 쌓아온 데이터 분석 능력을 보험 영역으로 확장시켰습니다. 한국에서 보험 판매의 기존 프로세스가 성공적으로 디지털화되는 것을 보며, 안주하지 않고 미국 주택담보대출 시장에도 용기있게 나섰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구성원들이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서로를 응원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한국 보험시장과 미국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언제든 저희의 역량으로 풀어낼 수 있는 새로운 문제가 있다면, 해빗팩토리는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고객을 위한 금융 혁신을 이뤄내고 있는 저희의 도전을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